아빠보다 잘되거라~
이런 봄은 또 없었던 것 같습니다. 몇 일 전에는 설악산에 눈이 내리고 서울에는 벚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그렇다고 겨울준비를 다시 해야 한다거나, 여름이 더디 오지는 않겠지요?
컨퍼런스 등을 통해 해외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만날 때마다 공통적으로 듣는 질문 중에 하나는 “이미 좋은 환경에서, 좋은 교육을 받고 있는대, 굳이 다른 나라에까지 보내서 유학을 시켜야 하느냐?”라는 것입니다.
저는 그럴수록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학생에게 유학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홀로서기]를 배워야 하는 학생들이라면 대부분 해당될 것 같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어중간]한 성적의 자녀라도 유학을 통해 대학진학의 목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녀를 사랑한다면, 정말 좋은 것을 주고 싶으시다면 [유학]이 좋은 기회입니다. 비닐하우스에서 자란 화초 같은 자녀라서 불안하겠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보호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안정적이고 편한 것을 추구합니다.
그러다 보니 점점 게을러지고 무기력해지기까지 합니다. 이렇게 지내다 보면 요즘 회자되는 ‘초식남’, ‘건어물녀’가 남의 이야기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물론 너무 여린 자녀라면 대학생 혹은 대학 졸업 이후에 홀로서기를 시켜도 늦지는 않습니다.
자녀교육은 엄마나 아빠가 교육전문가여도 감당하기 어려운 면이 많습니다. 오죽했으면 한석봉의 어머니는 어린 자녀를 그 한밤 중에 또 다시 학문의 길로 떠밀어 보냈을까요? 왜 신라의 최치원 선생은 14살때 당나라로 혈혈단신 유학길에 올랐을까요? 자녀교육만큼은 내가 혼자 할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할 때에 비로서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녀교육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요?
유학은 아직 어린 자녀가, 가족을 떠나 생산적인 고생, 고통을 통해 [지적인 능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예상치 못한 일로 넘어졌다가 일어서기를 반복해야 하면서 [회복탄력성]을 겸비하게 되는 훈련의 장입니다. 이런 상황을 통해 [자기관리능력]을 배양하게 되고, [인간관계] 훈련을 하는 기회입니다.
혹 사춘기를 겪고있는 자녀라면 유학과 같은 기회를 통한 환경변화가 필요합니다. 더구나 갈등의 골이 깊다면 가능하다면 제한된 기간 동안만이라도 부모와 떨어져 지내는 것이 관계회복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가치 있는 경험들은 부모 곁에서라면 아무리 좋은 조건을 갖춘 명문학교에서일지라도 쉽지 않습니다. 미국의 보딩스쿨들은 위와 같은 기회를 마련해 주고 싶은 미국인 부모들이 고안하여 낸 훌륭한 교육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자녀들에게 유학은 보딩스쿨과 같은 효과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자녀에게 이 좋은 선물을 주고 싶지 않으십니까?